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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및 수필

오이디푸스기의 역할(권위와 자부심 중심으로)

참자기 2017-09-24 (일) 09:46 7년전  
오이디푸스기의 역할 (권위와 자부심 중심으로)
 
참자기 정신분석 심리치료연구소( trueself.co.kr )
신원일 (정신분석가 / 예술치료사)
 
(본 칼럼에 대해 학술인용이나 배포를 금지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오이디푸스 드라마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요소를 한꺼번에 모두 언급하기 어렵기에 나는 임상에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오이디푸스 드라마 특성의 일부만을 말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내가 말하려고 하는 오이디푸스 특성은 전통적으로 가족중심사회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문화 사회적 특성하고도 연관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세 사람만 모이면 나이로 서열과 계급을 정하거나 학벌, 재산 그리고 직업 등으로 사람을 가치 평가하며 상대적으로 우월한 기분으로 고양되어 자기애를 유지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것입니다.
 
이때 권위를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의 경험은 각각 다를 것입니다. 나의 임상에서 환자들은 간혹 타인이 자신을 얼마나 무시하며 경멸하는지, 이로 인해 열등감과 비애를 경험하는 슬픔에 관해 얘기하곤 합니다. 나는 분석과정이 상당히 진전된 어떤 분에게 진정한 권위를 갖지 못한 사람이 당신을 무시하고 경멸하며 권위와 자부심을 갖고 싶어 하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권위는 무엇이며 권위를 가진 사람의 자부심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인지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나는 여러분과 오이디푸스 드라마에 관한 역동에 관해 시간상 프로이트 이론에 한정해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오이디푸스 드라마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역동을 통해 인간의 성격발달을 묘사한 프로이트의 통찰은 인간의 관계성, 정신질환, 성장과 죽음, 문명 등 많은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오이디푸스 드라마의 구성은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를 근친상간하는 삼각관계 형태입니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무의식적 구성요소는 유전에 의해 이미 심어진 것으로 구강기부터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타고난 성적 본능과 공격적 본능은 남아에게는 애정과 성적 대상으로 엄마를 차지하기 위해 아빠를 경쟁대상으로 여겨 죽이고자 하는 욕망으로 점차 발전합니다. 그래서 오이디푸스기의 남아에게 아빠는 엄마를 차지하고 있는 경쟁 대상으로 라이벌, 부럽고 존경받는 대상으로써 이상화된 영웅입니다. 또한 오이디푸스기 이전에 아빠는 엄마와 같은 애착을 하며 사랑과 동일시를 이뤘던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아빠에 대한 살해욕은 죄책감과 동시에 양면적으로 경험합니다.
 
남아는 오이디푸스 드라마를 겪으면서 살해욕과 근친상간 욕구가 더욱 강렬해지고 이러한 욕구를 부모가 알게 되어 징벌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함께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아빠가 아동 자신의 페니스를 거세하여 징벌을 줄 것이라는 거세불안은 인간 무의식을 구성하는 보편적인 불안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때의 남아는 자신의 성감대(erotic zone)가 페니스에게 집중되는 시기로써 쾌락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자신에 대한 위협은 페니스 거세의 위협이 된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남아의 거세불안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게 되어 엄마에 대한 근친상간적 사랑과 아빠에 대한 죽이고 싶은 공격성을 포기하고 대신 아빠와의 동일시를 선택하게끔 합니다. 동일시를 통해 아빠의 남근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고 엄마에 대한 근친상간적 사랑을 억압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초자아를 이루는 근간이 됩니다.
 
여아도 마찬가지로 남아처럼 오이디푸스 시기의 절정에 다다르면서 아빠가 자신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되어 엄마에 대한 살해욕구와 죄책감을 경험하는 양가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빠를 차지하기 위해 엄마와의 경쟁을 하지만 살해충동은 남아에 비해 미약합니다. 하지만 오이디푸스 절정에 이르면 질이 찢겨질 것 같은 불안을 경험하며 엄마와의 더 강한 동일시를 이루면서 초자아가 견고해지기 시작합니다. 여아는 남아와 다른 것은 자신의 남근이 이미 거세되었다는 환상과 함께 남근에 대한 부러움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여아는 자신의 성기에 만족하지 못한 남근선망이 생겨나는데 그 내용은 남근이 없다는 결핍감과 자기애적 민감성입니다. 프로이트는 여아의 여성성은 남근선망으로 인해 아버지의 남근을 갖거나 아버지의 아이를 갖기를 바라는 성욕의 기본이 된다고 봤습니다.
이렇게 아동은 오이디푸스 대상과 동일시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모에 대한 이상화는 자아 이상으로 바뀌며 살해욕구와 거세공포는 죄책감으로 바뀌게 됩니다. 오이디푸스의 역동은 일부만 의식적이고 나머지는 무의식에 남겨져 있기에 아동 뿐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말과 행동, 대상선택과 의사소통, 정체성, 성적 행동 등의 방식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납니다.
 
오이디푸스 갈등은 아동에게 있어서 오이디푸스 이전의 이자 관계에서 오이디푸스 이후의 삼자관계로 변형시키며 부모에 대한 새로운 내면화를 일으키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로왈드(loewald)는 이러한 내면화는 아동 자신이 부모처럼 되는 것이라 보았고 살해욕구로 생긴 죄책감에 대한 반영으로 재 해석 했습니다. , 아동 자신이 부모처럼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부모가 되는 것으로써 부모에 대한 성적이고 공격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명력을 가지며 자기애적인 것이 아닌, 타인들과 진정한 대상관계가 가능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로왈들의 재해석은 아동이 어떻게 부모의 남근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시켜 권위와 자부심을 갖는가에 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이디푸스기의 아동이 남근을 갖고 싶어 하는 열망으로 인해 부모에 대한 살해욕구와 거세불안을 경험하고 이로 인한 죄책감을 해결하기 위해 부모와 동일시를 함으로써 초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더불어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기를 성적이고 공격적인 본능적 충동에 의해 주도된다고 보았지만 로왈드(lowald)는 자율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부모의 권위를 내재화시키는 과정을 더 부각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권위와 자부심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이디푸스 이전의 이자관계에서 권위와 자부심은 자기애적 바탕에서 형성된 것으로써 리비도가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으므로 빈곤한 대상관계를 만들어냅니다. 자기애적 상태에서는 자기 이상화로 인해 자신에 대해 전능, 전지함이 팽창되어 있으며 타인에게 칭찬과 찬사를 받고 싶어하는 다소 모순적인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 이유는 리비도가 집중된 자신이 특별하며 완벽한 이상화된 모습으로 지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상화된 자신이 좌절이나 결핍을 느낄 때 대상에 대한 이상화로 이를 보충하는데, 예를 들어 아동이 자기애적 상태에서 부모를 완벽하다고 이상화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오이디푸스 이전의 대상관계는 자기애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대상을 이상화 혹은 가치폄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오이디푸스기 과정에서 부모를 내면화 시키는 과정은 부모의 권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해충동과 근친상간 욕구를 억압함으로써 생겨나는 초자아의 획득으로 인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로써 자율적인 사람이 되어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상(부모)에게 보답하며 자신의 원 부모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으로 자아의 기능이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부모에 대한 살해욕구를 속죄하고자 부모가 된 자신이 대상(부모)에게 권위를 돌려주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우리 안에 내면화된 살해하고 싶은 부모에게 속죄하는 방식으로써 내면화된 부모에게 경험했던 귄위를 되돌려 줄 뿐 아니라, 더 좋은 권위를 부여함으로써 생겨나는 자부심이 생겨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나는 권위와 자부심을 얻기 위해 나이나 서열, 권력, 경제력이나 학벌 등으로 타인과 비교하며 우월의식을 가지려는 태도는 오이디푸스기 이전 아동의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이디푸스 이전의 경험은 자신에 대한 관찰을 할 수 없는 혼란함과 무능함이 지배적입니다. 이때는 자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볼 수 없고 자기가 최고라는 경험도 외부에서 주어지거나 보충되는 것으로 권위와 자부심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권위와 자부심을 갖기 위해 병리적으로 전염된 오이디프스 이전의 자기애적 현상들에 관하여 프로이트 수요모임의 멤버였던 알프레드 아들러(A. Adler)의 견해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그는 인간에 대해 생물학적 입장을 견지한 프로이트를 떠나 사회 문화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인간이 권위를 얻고자 하는 인간의 무의식적 원천이 권력에 대한 의지라고 불렀습니다. 아들러는 권력의지는 타고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힘과 지배력을 갖고 우월성을 유지하려는 사회적 감정이라고 확장시켜 설명하면서 성숙한 인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져야할 권위와 자부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성숙한 권위와 자부심은 오이디푸스기를 통해 획득한 건강한 초자아로써 부모의 권위를 내면화 시켜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초자아는 자신에 대한 이상이나 양심 그리고 가치 등을 유지할 뿐 아니라 자기를 관찰하며 평가하기도 합니다. 스스로에게 칭찬과 보상을 주기도 해서 자부심을 높이거나 때로는 양심에 의해 죄책감을 경험하기에 대상을 보호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초자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오이디푸스기 이전에는 스스로 권위와 자부심을 부여할 수 없기에 자신에 대한 수치심으로 좌절과 결핍을 경험하기에 대상이 아닌 자기 자신만 보호할 것입니다. 따라서 현실 대상관계는 자신의 결핍을 채워야 용도로 가혹하게 사용합니다.
 
나는 여기에서 오이디푸스기에 고착되어 버린 부모나, 건강하지 못한 부모를 내면화 시켜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관해 지면상 다룰 수 없습니다. 또한 내면화된 병리적 초자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분석에서 건강한 초자아를 재 내면화할 것인가, 이를 위해 분석가와 환자가 해야 할 분석협력의 목표는 무엇인가에 관한 의문은 여러분에게 남겨두면서 마치려고 합니다.
 
 


참자기 정신분석 심리치료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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