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Countertransference in projective identification states (투사적 동일시 상태에서 역전이)
8투사적동일시_상태에서의_역전이.docx
36.0K 0 10년전
Countertransference in projective identification states
/ Emotional communication – PAUL GELTNER / 번역: 신원일.
투사적 동일시 (projective identification) 상태에서의 역전이
투사적 동일시는 환자가 특정한 감정이나 판타지, 충동을 참을 수 없을 때에 발생하며, 그러한 감정이나 판타지, 충동을 자신의 감정적 경험에서 제거하여 분석가에게로 유도한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더 이상 원래의 감정을 느끼지 않으며, 그 대신 정반대의 감정을 느낀다. 환자는 원래의 감정에서 벗어났지만, 그 감정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 환자는 분석가와의 관계를 통해 그 감정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이에 반해 분석가는 이처럼 투사된 감정에 (항상 의식적이진 않지만) 강렬하게 사로잡힌다. 환자와 분석가의 상호적 관계는, 그처럼 참을 수 없는 감정을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적 정체성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환자의 무능력으로 인한 정신내부의 드라마를 발생시킨다.
얼핏 보기에 투사적 동일시는 자기애적 요소들과 대상 역전이 (object countertransference)를 결합시킨 것처럼 보인다.
• 자기애 유도 (narcissistic induction)처럼 분석가의 감정은 원래 환자의 감정이다. 그러나 자기애 유도와 다르게, 분석가와 환자는 그 순간에 같은 감정을 공유하지 않는다.
• 대상 유도 (object induction)처럼 분석가는 환자를 자신과 다른 존재로 경험한다. 그러나 대상 유도처럼 분석가는 유도된 감정을 통해 환자에게서 연대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고통스러우면서도) 거의 불가해한 친밀감을 경험한다.
이러한 비교는 단지 부분적으로만 투사적 동일시의 본질과 경험을 보여준다. 분리와 통일의 특정한 결합 – 즉, 환자와 분석가의 감정이 그들의 반대적 감정과 연결되는 현상 – 은 자기애 관계 방식과 대상 관계 방식 간 연속체상의 중간 지점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관계 방식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관계 방식이 본질적으로 방어적임에 반해, 투사적 동일시는 참을 수 없는 감정에 대처할 필요성 때문에만 자극되고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투사적 동일시는 더 유연한 방어 및 관계 방식이 실패할 때에 등장하는 정신 내부의 균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시도로서, 강렬한 과잉-자극의 상태로부터 발생한다. 나의 사고에 따르면, 투사적 동일시의 강도와 변동을 설명하는 것은 바로, 투사적 동일시의 이러한 필사적이면서 최후의 수단적인 특성이다.
투사적 동일시의 개념은 클라인 (Klein, 1946)에 의해 정신내부의 방어로 확립되었으며, 이후에 비온 (Bion, 1962)과 그로츠슈타인 (Grotsein, 1981), 오그던 (Ogden, 1982) 등에 의해 정신내부적 세계와 대인적 세계를 연결시키는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이 이론가들은 투사적 동일시를 (정상적이거나 병리적인) 감정적 발달과 분석적 관계의 본질적 요소로 여겼다. 나도 이에 동의하지만 다음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대상 관계 이론가들은 투사적 동일시를, 모든 원초적인 감정적 상호작용이자 모든 유도된 역전이 (그리고 이와 유사한 정신분열증적 메커니즘)로 기술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나는 투사적 동일시를, 원초적인 감정적 상호작용의 한 형태이자 역전이의 특별한 형태로 본다.
클라인 (Klein, 1946)은 투사적 동일시를 분열 (splitting)의 한 형태로 보았는데, 여기서 투사적 동일시는 역전이의 주관적 경험에서 복잡성이 결여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감정들은 단순하고 순수하며, 미묘한 감정적 그늘에 의해 흐려지지 않는다. 그 감정들은 복잡성의 결여를 강렬함으로 보상한다. 그 감정들은 엄청나게 강렬하고 온 마음을 사로잡으며 압도적이다. 투사적 동일시는 (항상은 아니지만) 논의되는 무엇과도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삶과 죽음의 특성을 가진다.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분석가는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
클라인은 투사적 동일시를, 어머니에게로 원하지 않는 감정들을 몰아내려는 유아적 시도이자, 어머니를 공격해서 그녀를 통제하려는 내부의 욕망으로 보았다. 이것은 그야말로 자주 사실로 드러난다. 분석가는 자신이 공격을 받아 지배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로 인해 역전이의 다른 형태들보다 더 자주, 투사적 동일시는 감염처럼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역전이는 분석가의 내부에 있는 심층적인 무언가 – 매우 실제적인 무언가 - 와 연결된 것으로 느껴진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쉽게 지배력을 상실하며, 예상치 못하거나 나중에 후회하는 것들을 쉽게 말하거나 행동한다.
투사적 동일시는 분석적 관계 내에서 견인과 반발의 강한 감정들을 강화한다. 때때로 환자와 분석가는 서로에게서 자석처럼 당겨지는 힘을 느낀다. 이러한 견인은 일반적으로 (적어도 그들 중 한 사람에게) 고통스러운데, 그들은 자기애적 역전이에서처럼 무차별적으로 융합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른 때에 그들은 엄청난 갈등의 순간을 경험하게 되며, 그런 후에 그 관계는 끝난다. 예를 들어 만약 그러한 감정을 몰아내려는 환자의 요구가 매우 강하다면, 환자는 그러한 감정을 분석가에게 투사하여, 분석가를 거부하고 치료를 중단할 것이다. (만약 환자가 치료를 계속 받는다면, 분석가는 일반적으로 이것이 정기적인 패턴임을 배우게 된다). 이와 유사하게 분석가가 자신의 주관적 한계로 인해 투사된 감정을 참아내지 못한다면, 환자를 명백하게 또는 은밀하게 거부할 수 있다.
분석가의 감정과 환자의 감정 사이의 관계는 정반대의 상극으로서 불변이다. 만약 분석가가 무력감을 느낀다면, 환자는 강력함을 느낀다. 만약 분석가가 흥분을 느낀다면, 환자는 차분함을 느낀다. 만약 분석가가 공격성을 느낀다면, 환자는 희생자처럼 느낀다. 만약 분석가가 환자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느낀다면, 환자는 자신을 기생충처럼 느낀다. 만약 분석가가 자신을 현명하고 유능한 존재로 느낀다면, 환자는 자신을 어리석고 무기력한 존재로 느낀다.
이처럼 환자의 감정과 분석가의 감정 사이의 상극적 대조는 투시적 동일시에서 두드러진 특징이며, 자기애적 역전이나 대상적 역전이에서 발생하는 분열과 구별된다. 한편 분석가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자기애 역전이의 경우에 환자와 같은 명백한 감정을 경험하지 않지만, 그의 감정은 그 내용이나 강렬함에서 환자의 감정과 거의 상반되지 않는다. 분석가의 감정과 환자의 감정 간의 상극적 대조는 대상 역전이에서 일어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경우에 분석가 감정의 초점은 환자에게 맞추어진다. 이에 반해 투시적 동일시에서 분석가의 감정은 동등한 정도로 자신과 환자에게 맞추어진다.
만약 분석가가 환자에게로 끌리면, 환자는 공허함을 채우게 되고 전에는 결코 느껴보지 못한 방식으로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만약 분석가가 환자를 증오하면, 환자는 분석가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증오하는 모든 것 – 즉, 분석가의 가치나 선택에 대한 살아 있는 반대물 - 이 된다. 투시적 동일시의 본질은 환자와 정반대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방식이 다른 형태의 역전이에서 일어나는 방식과 일치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분석가의 감정과 환자의 감정 간의 차이 및 관계는 항상 눈에 보인다. 그렇지만 그러한 차이와 관계는 매우 미묘할 수 있기 때문에, 확인하는 데에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투시적 동일시는 분석 내에서 서로 다른 패턴들로 일어날 수 있다. 나의 경험 대부분 (그리고 나의 동료들 및 피교육자들 경험의 대부분)은 다른 전이/역전이 배치에 의해 지배되는 관계 내에서 각기 독립된 에피소드로 발생하는 투사적 동일시를 가졌다. 때때로 투사적 동일시는 경계선이 그어진 감정들의 집합 주위에서 발생한다. 일정한 경계선을 가진 자기애 환자의 경우, 투사적 동일시는 분석상의 지배적 관계 방식이자 역전이의 지배적 형태이다. 이와 유사하게 일반적으로 포괄적 관계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투시적 동일시의 변형태– 가학피학성 상태 (sadomasochistic state) - 가 존재한다.
전형적인 사례들
이러한 투사적 동일시는 나의 경력 초기에 나에게 위탁된 환자와의 첫 번째 상담에서 일어났는데, 바로 내가 낮은 진료비에 위탁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환자는 키가 크고 아름다우며 심지어 눈부시기까지 하였다. 그녀의 옷은 매우 아름다웠고 그녀의 목소리는 사랑스러웠으며, 그녀의 매너는 격식을 차리지 않으면서도 자신감에 넘쳤다. (내가 낮은 진료비의 위탁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녀는 즉시 나에게, 자신이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말했다. 그녀는 프로방스에서 가구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쌓았기 때문에 프랑스 인테리어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12단계로 진행되는 알코올 회복 프로그램에 맡겨져 있었는데, 내가 그녀에게 치료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물었을 때, 그녀는 자신의 배우자가 그 과정을 권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모든 사람은 약간의 개선은 인내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최근 그녀는 오래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며, 이미 끝났다고 느꼈지만 (이별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여전히 그를 너무 생각한다고 느꼈다. 그 외에는, 그녀가 겪고 있었던 문제들에 대한 값진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나에게 그녀의 좋은 친구들 – 그들 대부분은 유명하였다 (그렇지 않은 친구들의 경우 그녀는 그들이 예술 전문가들에게만 알려진 채 베일에 휩싸인 것처럼 말했다) - 에 대해 말하면서 대부분의 상담시간을 보냈다. 그녀가 다소 곁눈으로 나의 사무실을 보더니, 벽에 걸린 예술품들을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하였다. 그 순간 나는 상담이 그녀에게 어땠는지 물었다. 그녀가 들어와서 나에게 매우 유쾌한 사람처럼 보이고 진료비가 매우 합리적이라고 말한 이후 처음으로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짐작하건대 당신은 나의 지급 여력보다 더 많은 진료비를 받을 가치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회고하면 (내 자신과 독자에게), 환자의 생색내기와 떠벌림, 그리고 오만함이 생각난다. 그러나 활발한 유도의 영향 하에 그녀와 함께 상담실에 있었던 경험은 매우 특별하였다. 나는 그녀의 강렬한 머리 흔들림과 힐끗 쳐다본 실크 블라우스로부터 친밀감을 느꼈다. 나는 즉시 자신에 대해 허름하고 세련되지 못하며 저속하다고 느꼈으며, (분석가로서) 내 작업이 환상적인 아파트와 시골 집을 장식하는 것과 비교하여 완전히 재미 없고 따분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내가 단지 책으로만 읽었던 유명한 사람들을 거의 알고 있었다. 그녀의 문제는 사소하면서도 고상하게 보였는데,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되고 있는 한 명사의 로맨스로 보였다. 그녀가 완전히 망가졌다는 사실은 회복 중에 무의미한 기록으로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내 자신의 문제들인 (내가 고통스럽게 느끼고 있던) 우울과 주제넘음은 완전히 진부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옷은 내 옷보다 더 좋았고 그녀의 친구들은 내 친구들보다 훌륭했으며, 그녀의 취향은 내 취향보다 더 세련되었다. (그녀가 내뱉은 단지 몇 개의 문구들로 판단하건대) 심지어 그녀의 불어 실력은 내 불어 실력보다 뒤떨어졌지만, 여전히 그 안에는 더 탁월한 무언가 - 즉, 그녀가 나만큼 유창하게 말하지 못한다는 사실보다 더 낭만적인 무언가 - 가 있었다. 거친 노동자인 나는 벽에 싸구려 예술품이 걸려 있는 조잡한 사무실을 가진 형편 없는 전문가 (잇몸의 출혈이나 무사마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종류의 전문가)로서, 많은 돈을 벌지 못했다. 나는 과거에 그녀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즉시 나를 떠나, 회색 수염과 정교한 실크, 그리고 프로이트의 완벽한 이론적 체계를 갖춘 독일의 경험 많고 유명한 상류층 (Upper East Side) 분석가에게로 갈 것이라고 상상했다. 나는 질투와 경쟁의식, 그리고 비참한 열등감에 빠져들었다. 모든 면에서 나는 찬란하게 빛나는 그녀의 은빛 달의 어두운 면이었다. 상담이 끝날 때쯤 내가 완전히 비참해졌다고 부언할 필요가 있을까?
이러한 강렬함은 네 번의 상담 내내 지속된 후, 점차 변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더 편안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명백한 자기애적 자세를 포기하지 않았지만, 어조는 크게 변했고, 자기 증오의 층들 - 그들 대부분은 바로, 내가 첫 번째 상담에서 경험했던 것과 같은 형태의 감정들에 (거의 문자 그대로) 집중되었다 - 을 언어로 표현하는 길고 느린 과정을 시작하였다. 점차적으로 그녀는 나에 투사된 감정들을 회수하면서 그 감정들을 자신의 성격과 통합시켰다. 이 사례는 투사적 동일시의 모든 본질적 특성들을 보여준다. 먼저 그녀 감정들과 내 감정들 간의 상극적 대조를 보여주고, 두 번째로 역전이의 강렬함을 보여준다. 이 사례에서 역전이는 확실히 그녀의 품행과 일치했지만, 나는 그 당시에 그러한 사실을 명백하게 의식하지 못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실제로 나는 그녀가 완벽한 매력을 가졌다고 말했을 것이다. 내가 호의를 기대하는 귀찮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건 그렇고, 이러한 현상이 첫 번째 상담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나에 의해 발견된 투시적 동일시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실제로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첫 번째 상담 (또는 처음 몇 번의 상담)에서 투사적 동일시의 더 많은 예들을 발견하였다. 이 모델과 별다른 관련이 없는 많은 환자들도 처음 몇 번의 상담에서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 분석가와의 만남을 통해 예민한 감정을 설명하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방어적 퇴행을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때때로 이 과정은 너무 강해서, 분석을 완전히 중단시킨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사례 – 즉, 저렴한 진료비를 추구하는 한 환자와의 첫 번째 상담 - 에서도 발견된다. 그 환자는 상담이 시작되었을 때 매우 진지한 속내를 털어놓았는데, 그의 문제들을 논의하기 전에 나의 자격에 대해 논의하길 원했다. 이러한 행위가 그 자체로 특이한 (또는 비합리적인) 요청은 아니지만, 나는 순식간에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그는 그가 나에게서 원하는 것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첫 번째는 대학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내 학위 (학교명과, 내가 이수한 수업들 및 프로그램들, 그리고 학점들을 포함한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 다음 그는 교사들과 감독관들부터의 추천서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환자들로부터의 추천서를 요구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의 관련 인생 경험에 대해 논의하길 원했으며 (그는 이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들과 철학자들, 임상 이론가들, 정치 사상가들을 알고 싶어했다. 결국 자신을 나에게 말하기 위해서, 그는 나에 대해 다소 알아야 했다.
이러한 모든 것은 상담 과정에서 느리게 진행되었으며, 그 동안 나는 점차 완전한 공포에 질리게 되었다. 그 요구들은 완전히 압도적으로 느껴졌으며, 내가 실패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나는 그의 요청을 탐구할 미미한 시도를 하였지만 힘없이 무너졌으며, 그가 그러한 사실을 알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어조는 끔찍할 정도로 무거웠고 완벽할 정도로 차분했다. 내가 더 불안해질수록, 그는 더 많은 통제력을 발휘하였다. 마침내 그는 나를 쳐다보면서 "확실히 나는 나와 함께 작업할 매우 특별한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그 기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어나서 곧장 사무실을 떠났다. 나는 내가 붕괴되어서 쓰레기로 남겨졌다고 느꼈다.
이것은 내가 그 환자와 가졌던 유일한 접촉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그것이 투시적 동일시였는지 확신할 수 없다. 나는 그를 맡겼던 사람으로부터, 그가 해고를 당해서 우울증에 빠졌고 거의 친구도 사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가 치료로부터 원했던 것과 그의 문제들에 대한 논의는, 첫 번째 사례보다 훨씬 더 이루어지지 않았다. 확실히 분석가와의 최초 상담에서 나온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일단 명확한 사고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그가 무가치함과 무능력, 불안에 대한 그의 감정들을 나에게 유도하고 자신에게서는 그러한 감정들을 제거함으로써, 자신을 유능하고 통제력 있는 존재로 느끼게 되었다는 가설을 세웠다. 우리의 만남은 모든 감출 수 없는 신호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다시 말하지만 환자의 감정과 내 감정 간에는 날카로운 불일치가 존재했다. 그는 차분했고 상당한 통제력을 발휘했지만 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자격을 논의하는 이슈는 나에게 결코 편안한 주제가 아니었지만, 그 상담에서 발생한 문제는 나의 일반적인 반응 범위를 훨씬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그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현실적 결과를 크게 앞질렀다.
일 년 육 개월 후에 일어난 또 다른 사례는 매우 변덕스러운 편집증 여성이었다. 그녀는 오래 전에 싸움을 한 후 육체적으로 부상을 당하는 경험을 하였다. 그녀에 대한 치료가 수행된 처음 수 개월 동안 우리 두 당사자들은 서로를 불신하였다. 그렇지만 몇 달 후 그녀가 나에게 그녀의 삶과 문제들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더 편안한 리듬에 빠져들었으며, 나는 어떠한 놀랄만한 역전이 반응 없이 그녀의 말을 매우 편안하게 들었다. 때때로 그녀는 자신이 남부 유럽 이민자의 자식이고 나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내가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벌컥 화를 내거나 매우 도전적인 행동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분석상의 감정적 기후는 우리 모두에게 다소 미온적이었지만, 생산적인 상태로 드러났다. 그녀가 모든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이용을 당한다고 말했을 때,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주기만 할 뿐 받지는 않았다. 나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 그녀는 자주 내가 저속한 유태인이라고 말했다. 나는 부당한 이용을 당한다는 그녀의 감정에 대해 공감을 느끼지 않았다. 누가 그녀를 부당하게 이용하는지, 그리고 그녀에게서 무엇을 가져가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그녀에 의해 매정한 사람으로 기술된 그녀의 어머니와 유사한 감정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그녀는 나에게, 우리가 진료비에 대해 무언가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하면서 상담을 시작하였다. 그러한 상황은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에 바뀌어야 했다. 처음에 나는 그녀가 진료비가 너무 낮아서 그녀 자신이 진료비를 올리기로 결심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욕심을 내서 진료비가 2달러로 두 배가 되거나 심지어 5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녀의 의도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진료비가 너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거의 0으로 더 낮추고자 하였다. 결국 우리는 내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음을 고려해야 했다.
그녀의 논리에 의하면, 그녀는 그 치료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었고, 나는 경험과 명예의 이익을 얻고 있었다. 그것은 동등한 교환이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이든 지급받는 것은 확실히 과도하고 부당한 이용을 하는 것이었다. 이례적이게도, 그녀는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퍼붓지 않았다. 그녀의 논리는 명쾌하고 명료했으며, 그녀의 자세는 강하지만 차분했다. 나는 내 삶의 힘 – 나의 모드 생명 에너지 - 이 바늘로 찔러져서 그녀에게로 흘러가는 것처럼 느꼈다. 그 동안 나는 그녀의 악의적인 미소를 완전히 알아챘다. 그녀는 조용하지만 단호한 흡혈귀였고 나는 점점 쇠약해졌다.
확실히 이 사례에서 그녀는 상담에 앞서 자신이 말했던 감정 – (실제로 부당한 이용은 적합한 단어가 아니지만) 부당한 이용을 당한다는 감정 - 을 유도하였다. 그녀는 그것에 대해 말함으로써 대처하고자 했지만,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때에는 (아마도 그녀에 대한 내 감정적 반응이 그녀의 요구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투사적 동일시로 반응하였다.
또 다른 치료사는 행동 장애 십대들을 위한 학교에서 치료를 받은 한 소녀에게서 일어난 투사적 동일시에 대해 기술하였다. 그 소녀의 집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집을 동물원으로 부르면서 그녀의 어머니와 형제들을 동물들로 언급하였다. 그녀는 항상 학교에서 여러 문제를 가졌으며,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가진 것처럼 보였다. 치료사는 그녀를 다소 걱정했지만 그녀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다른 아이들보다 더 관심을 쏟는 정도는 아니었다.
어느 날 그 소녀는 신이 나고 활기 있는 상태로 상담을 받았다. 그녀와 그녀의 여동생이 방금 매우 심각한 장난을 끝냈기 때문이다. 그들은 카페테리아에서 화재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켰다. 그 환자는 그 일에 대해 웃으면서, 자신이 잡힐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사는 불안과 걱정에 휩싸였다. 도대체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니? 그녀가 물었다. 환자는 그녀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미 "학교 감옥 (jail school)"에 있었다. 그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더 합리적인 정신을 가진 치료사는 그 소녀가 완전히 통제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녀에게 무언가가 실제로 수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치료사의 신경은 곤두세워진 채, "맙소사, 그녀는 곤경에 처할 거야.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치료사는 환자로 하여금 그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도록 하려고 했지만, 환자는 웃으면서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환자의 모든 불안이 치료사에게로 투사된 반면, 환자는 미친듯한 승리감 (manic triumph)에 도취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정신장애적 의미로 해석되지만, 클라인의 의미에서 볼 때에는 그렇지 않다).
장기적인 치료 동안 덜 변덕스러우면서도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투사적 동일시의 또 다른 사례는, 자기 이미지의 모든 영역에서 이분법에 몰두하는 한 젊은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는 매우 매력적이고 세련되게 옷을 차려 입었지만, 평소에 등이 굽은 노쇠한 아이로 보였다. 그는 학술회의에서 나에게 부탁한 그의 친구에 의해 맡겨졌는데, 처음 본 순간부터 날 우상화시켰다. 그는 나를 강력하고 현명하며 열정적인 사람으로 여겼다. 다시 말해 그는 나를 롤모델로 원했다. 그는 내가 그와 비슷한 종류의 삶을 살았음을 알았지만, 자신이 무력할 정도로 허약하고 어리석고 이기적이어서 나처럼 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롤모델이 될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의 말은 나에게 마법적 주문으로 들렸다. 그가 진료실 침상에 누워있을 때, 나는 그가 여리고 무력한 존재로서, 무능하고 소외되며 기운이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에 반해 나는 내 자신이 유일무이하게 빛나는 존재이고 치료하는 신이며 정신분석을 수행하는 아폴로로 느꼈다. 이처럼 허약하게 마른 사람에 대한 가벼운 배려만으로도, 비가 온 후 사막의 꽃과 같은 생명력으로 그의 삶을 피어나게 할 것이다. 그가 더 나아지기 위해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만 하는 것은 나의 총애를 받는 것이고 그러면 모든 것이 나아질 것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