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및 수필
Oedipal Symbol과 현대 정신분석 (2018년 연차학술대회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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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dipal Symbol과 현대 정신분석
신원일
정신분석가/예술치료사
1. 들어가면서
2. Oedipus란 무엇인가?
1) 쾌락, 남근, Oedipus Complex
2) Oedipus Complex 해소
3) Oedipus Complex 와 세대간 전수
3. 현대인의 Super Ego in Oedipus Symbols
1) 현대사회와 Super Ego
2) 현대의 부모와 자녀
3) Super Ego로써 부모 역할
4. 나가면서
1. 들어가면서
인간이 동물과 달리 인간성을 유지하며 아름다운 문명을 이룰 수 있는 삶을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 안에 이미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각인되어 있는 것일까? 인간의 성적발달을 체계화시킨 Freud는 성숙한 인간성이 세대간 전수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며 그 핵심에 Oedipus Complex가 위치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즉, Oedipus Complex가 해소되는 과정을 통해 부모는 자녀의 욕망을 통제하고 금지하는 법을 전수하여 고귀한 인간성의 초석이 준비된다고 여긴 것입니다.
Oedipus 이론은 Freud가 활동했던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 분위기에서 탄생했습니다. 당시 유럽은 자본주의 영향으로 인해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웠지만 사회적으로 엄숙하고 보수적이라 전통, 규율과 체면을 중시했습니다. 그래서 성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어려울 정도로 사회 문화적 권위와 규율로 인한 욕망의 억압이 팽배했습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에서 Freud는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지나친 규율로 생긴 욕망의 억압이 인간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오늘날 21세기는 빅토리아 시대처럼 보편적 가치나 규율이 강조되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욕망의 억압을 요구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자본화, 도시화, 근대화를 통해 자본과 소비로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는 시대로 변했고, 타인과 관계를 통해 나누는 대화는 가상세계의 공간이나 성숙한 인격이 필요 없는 마치 예능 프로그램 같은 가벼움을 주고 받는 형태로 변했습니다. 또한 삶의 가치관이 다양해져서 최첨단의 소비문명을 아무 생각 없이 모방하는 것이 대중화되었고, 전통적 가족체계 또한 변하여 핵가족과 1인 가족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어른의 권위와 위상이 추락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사회에서 존경 받아야 할 종교인의 윤리적 문제나 정치인의 권모술수 등의 문제로 보편적 권위와 권력에 대한 불신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학교의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보호자들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그래서 학생이 선생님께 반항하고 보호자가 자녀문제로 인해 선생님을 폭행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어른들은 새로운 최 첨단기기나 정보에 관하여 아이에게 물어봐야 하고, 아이들이 삶의 지혜가 필요할 때 어른에게 배우는 것보다 인터넷에서 찾아봅니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시대는 인간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 사회적 어른과 삶의 모델은 책이나 방송인을 통해 경험하는 시대, 즉 현실에서 성숙한 어른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로 변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갖는 권위와 위상 또한 변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부모는 어린아이 같이 젊어 보이는 옷을 입고, 지루함을 견디기 위해 자녀와 컴퓨터 게임을 함께 하는 친구로 전락했습니다. 어떤 부모는 젊음에 영원히 머물고 싶은 욕망으로 인해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처럼 연예인을 따라 화장하며 성형합니다. 자본을 축적하는 방법과 소비하는 방법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자녀의 지식과 재능을 위해 학원을 몇 개씩 보내면서도, 자녀의 내적인 혼란스러운 삶의 가치관과 이에 따른 욕망의 표현에 관해서는 잘 모릅니다.
이러한 현시대를 진단해보면 보편적 권위가 해체 되거나 약화되어 혼란스러운 가치관과 욕망이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대인의 정신 내적인 가치와 질서에 치유할 수 없는 균열이 생겨버린 것 같습니다. 그 피해자로서 내가 임상에서 만나는 분들의 일부는 자신의 내적 욕망의 실현과 금지라는 경계에서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는 무기력함에 빠져 무엇이 좋고, 싫은지에 대한 주관적 욕망의 모호함을 호소합니다. 어떤 분은 불쾌한 것은 외부로 투사해버리고, 즉각적 만족을 주는 것에만 흥미를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가에 의문을 갖고 진정한 행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보이는 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적 고통과 증상들은 병리적이거나 연약한 Super Ego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서 2016년 ICP 여름 학술대회에서 소개한 앙드레 그린(A. Green)의 '죽은 엄마 Complex(Dead Mother COMPLEX)'에서 Internalization된 엄마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상실되어 현실적인 삶에서 정서적으로 생기가 없기 때문에 생겨난 증상, ICP 김성호 박사의 'OP / ON (Opaque Psychosis / Neurosis)'에서 Internalization된 상징적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의 상실로 인한 증상과 치료방안을 일부 소개 한 바 있습니다.
죽은 엄마 혹은 부모의 부재와 상실은 자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 없다는 뜻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유산이 재산과 재능만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삶의 존재방식, 가치와 의미, 삶의 방향성을 위해 욕망을 통제하는 성숙한 인간다움 또한 부모에게서 자녀에게 유산으로 남겨집니다. 따라서 Freud가 언급한 Oedipus의 역동의 절정에 세대간 전수가 이뤄지는 역동, 구체적으로 부모의 내적 세계가 자녀에게 Internalization되는 과정을 묘사한 그의 이론적 통찰은 오늘날까지 유효하게 적용됩니다. 그에 의하면 Oedipus Complex의 역동은 한 개인의 주관적인 내적 세계인 도덕, 문화, 가치관에 기초를 이루는 Ego와 Super Ego의 발달과 대상관계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논고에서는 정신발달 과정에서 성숙한 인간다움이 이뤄지는 초기 과정을 조명하기 위해 Freud 통찰을 중심으로 Oedipus 시기의 부모와 자녀간에 일어나는 역동과 해소, 상징적 Symbol 인 Super Ego의 시대적 변천과정과 부모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2. Oedipus란 무엇인가?
Oedipus는 소포클레스의 신화 속에서 버림받은 아들로 등장합니다. 테베(Thebes)의 라이우스(Laius)왕은 아들 Oedipus에 관한 신탁을 듣습니다. Oedipus가 어른이 되면 자신을 죽이고 아내와 결혼 할 것이라는 예언 내용으로 인해 라이우스(Laius)왕은 아이였던 Oedipus를 시종에게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시종은 Oedipus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발 뒤꿈치에 구멍을 뚫어 산속에 버립니다. 이때 우연히 양치기가 Oedipus를 발견하고 코린토스(Corinth)의 왕 폴뤼부스(Polybus)와 왕비 메로페(Merope)에게 데려갑니다. 마침 아이가 없던 부부는 그 아이에게 Oedipus(Oedipus:부은 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코린토스(Corinth) 왕국의 후계자로 삼습니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성인이 된 Oedipus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신탁을 우연히 듣게 됩니다. 신탁에 겁을 먹은 Oedipus는 양 부모를 떠나 테베(Thebes)로 향하게 됩니다. Oedipus가 테베(Thebes)로 가는 과정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서 어떤 노년의 귀족과 서로 먼저 길을 지나가겠다고 다투다가 귀족을 죽이게 됩니다. 사실 Oedipus가 죽인 귀족은 친 아버지인 라이우스(Laius)왕 입니다. 이후 Oedipus는 테베(Thebes)로 가서 왕이 되고 어머니였던 이오카스테(Jocasta)와 결혼한 후 자녀를 낳고 살다가 뒤늦게 모든 자신의 출생과정과 삶의 진실을 알게 됩니다. Oedipus는 죄책감으로 인해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을 눈을 파낸 뒤 세상을 떠도는 방랑자가 됩니다.
Oedipus 신화의 주요 구성은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를 근친 상간하는 삼각관계 형태입니다. Freud는 인간에게 근친상간과 부모살해라는 무의식적 구성요소가 유전에 의해 이미 심어진 것으로 구강기부터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미개인은 무의식적 정신내적 경험인 Oedipus적인 충동을 실제 현실로 생각해서 형제들이 힘을 합쳐 아버지를 실제로 살해한다고 그의 저서 ‘토템과 타부(Totem and taboo)'[1] 에서 설명합니다.
1) 쾌락, 남근, Oedipus Complex
Freud에 의하면 이러한 무의식적 충동들은 쾌락원칙에 의한 역동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정신 기능의 두 원칙에 대한 공식'(Formulations on the two principles of mental functioning)'[2]에서 일차과정과 이차과정을 지배하는 쾌락원칙과 현실원칙을 구분합니다. 일차과정은 무의식에서 환상을 사용하여 일어나고, 이차과정은 일차과정에서 일어난 환상을 현실에서 충족시키려는 것입니다. 이러한 두 과정 모두는 환상 혹은 현실을 통해 쾌락을 추구하려는 충동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3]
이렇게 쾌락을 향한 충동으로 인해 초기 아기들이 환상을 가질 수 있고, 현실적인 행동으로서 젖을 빨거나 배밀이 하면서 기어 다니고, 걷고 뛰어 다는 것에 온 힘을 다해 몰입할 수 있습니다. Freud 는 아기의 쾌락활동이 점차 신체적인 감각을 통해 확장되어 간다고 보았는데, 이러한 내용의 일부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기의 쾌락을 위한 감각은 처음에 입술 중심에서 시작되어 항문과 근육활동으로 점차 확장되어 갑니다. 이후 4~5세 정도 되면 쾌락을 경험하는 감각이 페니스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그 동안 경험한 아기의 입이나 항문의 근육활동을 통한 쾌락적 감각이 모두 페니스 주변으로 집중되는 이 시기를 '남근기(phallic stage)' 라고 합니다.[4]
남근(phallic)은 그리스어의 '팔루스(phallus)'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으며 고대에서는 생산적인 힘에 대한 은유로 사용했습니다. 정신분석에서는 남근이라는 단어는 생리학적으로 남성의 음경과 여성의 음핵, 상징적으로는 주체가 될 수 있는 힘있는 성격적 특성이 내포하여 사용합니다.
아기들에게 남근은 신체기관으로서 페니스가 아니라 이상화되고 환상화된 쾌락에 몰두하며 경험할 수 있는 전능적인 상징이며, 반대로 매우 취약함을 경험하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남근은 아기들에게 쾌락을 충족하는 욕망의 표상으로 권력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는 한편, 이러한 쾌락의 표상을 잃어버릴까 봐 걱정을 하는 연약한 것으로 경험합니다. 남근기에 있는 아기들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남근을 가졌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남아는 남근이 사라질까 봐 불안해 하는 거세불안을, 여아는 자신에게 남근이 없다는 즉, 거세되었다는 박탈의 고통을 갖습니다.
물론, 남근을 경험하는 아기들의 경험은 직관과 허구를 사용하여 인간의 근원적인 갈등과 결핍을 가설로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가설은 인간의 쾌락을 향한 보편적인 결핍에 대한 이해를 위해, Oedipus시기에 경험하는 남근을 향한 불안, 갈등 그리고 고통이 어떻게 형성되며 해소되는지 살펴보기 위한 것입니다.
남근기 아기들은 성적자극에 관해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쾌락과 흥분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그래서 성적자극을 가질 수 있는 현실대상인 부모의 신체를 통해 만족하려고 합니다. 이때 부모의 신체를 향한 남근기의 쾌락은, 쾌락의 최 정점에 도달하고 싶은 갈망으로서, 죽음의 경계를 넘어 흙으로 돌아가 욕망이 평화스러워진 상태 즉, 쾌락을 갈구하는 것이 정지된 상태에 머물고 싶어하는 욕망입니다. 이러한 욕망은 Freud에 의하면 '열반의 원칙'(Nirvana principle)[5] 에 의한 충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근기 아기들의 성적 욕망은 손만 뻗으면 쉽게 닿을 수 있는 부모의 신체가 대상이 되기 때문에 부모를 안거나 쓰다듬고, 물거나 머리칼을 쥐어뜯고 입으로 삼켜서 망가뜨리고 싶어하는 충동까지도 포함된 것입니다. 아기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부모는 자신의 쾌락을 최 정점에 다다르게 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죽도록 사랑하며 의존 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생기는 근친상간적 욕망과 환상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기들의 근친상간적 욕망은 현실에서 충족할 수 없는 금지된 쾌락이기 때문에 결국은 아기들의 욕망은 갈망과 결핍상태에 남겨지게 됩니다. 본 글에서 나는 남근기 아기들이 경험하는 이러한 강렬한 갈망과 결핍에 관해 Oedipus 갈등을 경험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Oedipus에게 아버지는 자신의 길을 막는, 즉 자신의 욕망을 금지하는 장애물이며 적입니다. 따라서 아버지는 자신의 욕망의 충족을 위해 싸워야 하는 권위와 힘을 가진 경쟁자입니다. Oedipus 신화는 남근기 아기들이 충족하고 싶어하는 성적인 쾌락과 욕망으로 인해 동성부모와 경쟁하는 분투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쾌락을 향한 욕망은 Oedipus 신화처럼 근친상간과 부친살해를 현실에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환상 속에서만 실현합니다. 이때 아기들의 환상은 스스로 자각 할 수 없는 표현들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은밀하게 부모의 몸을 엿 보거나, 깨물며 즐거워하거나, 스킨쉽을 원하거나, 알 수 없는 공포와 불안에 휩싸이는 표현 등에 이러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환상이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은밀하게 표현되는 근친상간적 욕망으로 인해 아기들은 동성 부모로부터 벌을 받을 수 있다는 거세 불안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Oedipus 역동이 절정에 이르면 근친상간과 부모 살해욕구에서 파생되는 거세불안으로 생겨난 갈등과 번민이 최 고조에 다다르며, 이때 아기들은 최초의 유아신경증(Infantile neurosis) [6]을 경험합니다.
2) Oedipus Complex 해소
남근기에 Oedipus 갈등을 경험하는 남아의 경우 근친상간과 거세불안의 환상들 사이에서 욕망의 만족과 불안으로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 즉, 근친상간 욕망과 부친살해의 욕망이 더욱 강렬해지고 이러한 욕구를 아버지가 알게 되어 징벌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함께 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아동 자신의 페니스를 거세하여 징벌을 줄 것이라는 거세불안이 생기게 되며 이것은 인간 무의식을 구성하는 보편적인 불안으로 자리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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